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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눈은 우리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실명질환 중 하나가 녹내장입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의 손상에 따라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습니다. 시야가 점차 좁아져서 주변 시야를 잃게 되면 쳐다보고자 하는 곳만 보이고 주변은 깜깜하게 보여 마치 터널 내부에서 터널 밖을 내다보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녹내장의 다양한 유형, 원인, 증상, 치료 방법 및 지켜야할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눈에서 대뇌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는 돌이킬 수 없는 눈 질환입니다. 녹내장은 안압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데 안압 상승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신경을 손상시키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력을 잃거나 심지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각각 다른 원인과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2. 녹내장의 종류

①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가장 흔한 녹내장 유형으로, 방수 배출구가 열려 있다고 하여 개방각 녹내장이라고 불립니다. 방수 배출 부위의 저항이 증가하여 안압이 상승하면서 녹내장성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고안압 녹내장)와, 안압은 정상 범위로 알려진 21mmHg 이하이지만 녹내장성 손상이 발견되는 경우(정상안압 녹내장)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야 손상이 중기 이후로 진행될 때까지 시력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안과 검진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약물 치료를 시행하며,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②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방수의 배출구가 갑자기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증가하고, 심한 안구통, 충혈, 시력 저하, 두통 및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대개 증상이 뚜렷하므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구의 해부학적인 구조가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인이 갑작스러운 안통과 편두통을 호소하면 반드시 이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레이저 시술 및 약물 치료를 통해 안압을 조절합니다.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만성으로 진행되면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질환입니다. 

 

③ 만성 폐쇄각 녹내장
방수의 배출구가 막혀서 안압이 올라간다는 점에서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과 같지만, 이러한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만성 개방각 녹내장처럼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생긴 후 해부학적인 변화로 인해 만성적인 상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약물 치료 및 레이저 치료를 시도하지만, 역시 안압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④ 약물 치료와 관련한 녹내장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안압이 상승하여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안압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만성적인 안압 상승으로 인하여 수술적 처치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합니다. 일시적인 충혈 및 피곤감을 제거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 없이 자의로 오랫동안 약물 치료를 한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⑤ 백내장, 망막 질환, 포도막염 등과 관련한 이차성 녹내장
백내장, 포도막염, 당뇨성 망막증 등과 같이 눈에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 이와 관련하여 녹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⑥ 유아 녹내장(선천 녹내장)
대개 생후 6개월 이내의 아이들이 빛에 매우 민감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검은자가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크다는 이유로 안과를 방문했다가 녹내장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구 내 구조가 정상아에 비해 다르며, 이러한 구조적 이상으로 인하여 안압이 상승합니다. 심한 경우 안구의 크기가 증가하거나 검은자가 뿌옇게 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약물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대개 효과가 좋지 않으며, 많은 경우 수술적 처치가 필요합니다.

 

⑦ 고안압증
안압이 정상 범위인 21mmHg보다 높은 경우로,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나 시야 검사상 시야 장애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안압증 환자의 경우 장기적인 경과 관찰 시 녹내장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한 안압이 너무 높거나 가족력이 있는 등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는 예방적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3. 원인

녹내장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유전적, 환경적, 생활습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녹내장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수액체라고 불리는 눈 속의 액체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압력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높은 안압입니다. 이 압력은 시각적인 정보를 눈에서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녹내장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몇몇 요인들은 나이, 가족력, 당뇨병과 고혈압과 같은 특정한 의학적 상태, 이전의 눈 부상이나 수술, 그리고 특정한 약물의 사용을 포함합니다. 게다가, 아프리카, 히스패닉, 아시아계 사람들은 유럽계 사람들보다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더 높습니다.

4. 진단/검사

녹내장 진단은 쉽지 않습니다. 첫째,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의 경우, 중기 이후가 되기 전까지는 환자 본인이 느끼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으며 둘째, 안압만을 기준으로 녹내장을 진단하는 경우,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셋째, 녹내장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시야 검사계 및 망막신경 섬유층 촬영기, 신경 섬유층 레이저 분석기 등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며 넷째, 의사의 숙련도와 경험이 중요합니다.
 

① 시야 검사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야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적게는 수개월의 간격을 두고 반복 시행하여 녹내장성 시야 손상의 진행 여부를 판단합니다. 특정 부위의 빛이 보이면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시야의 범위를 판단하는 기계를 이용하여, 환자의 반응을 바탕으로 결과를 출력합니다. 시야 검사를 처음 하거나 피곤할 때 검사하면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재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② 시신경 입체 촬영 검사
시신경 유두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검사 방법입니다. 시신경의 사진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쌍으로 촬영한 후, 특수 렌즈를 사용하여 시신경의 녹내장성 변화 정도를 파악합니다.

 

③ 망막신경 섬유층 촬영 검사
망막신경 섬유층이 잘 보이도록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시야 검사에서 이상이 발생하기 전에 신경 섬유층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④ 광간섭 단층 촬영 검사(OCT 검사)
근적외선 광선을 이용하여 망막 및 시신경의 여러 부위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망막 신경 섬유층, 시신경 유두, 망막 신경절 세포층 등 여러 가지 구조적 변화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⑤ 광간섭 단층 혈관 조영(OCT angiography)
최근에는 광간섭 단층 촬영의 원리를 이용하여 시신경 유두 주변 및 황반부의 혈관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혈관의 밀도 등을 파악하여 녹내장의 진행 정도 및 경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⑥ 24시간 안압 및 혈압 변동 측정 검사
사람의 안압은 항상 일정하지 않습니다. 또한 안압의 변동 폭이 크거나 야간에 안압이 상승하는 환자의 경우에 녹내장성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야간 저혈압이 있는 환자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상기한 여러 가지 검사를 사용하여 녹내장이 진단된 경우에는, 환자 개인의 특성에 따른 안압과 혈압의 변동 등의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병동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24시간 동안 2시간 간격(심야는 3시간)으로 안압과 혈압을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녹내장의 발생 원인 파악과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5. 치료방법 및 생활습관

녹내장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릅니다. 크게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 치료 등 3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 녹내장은 물론 진행된 녹내장이라고 하더라도 안약의 꾸준한 사용과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통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체중유지, 흡연 피하기, 스마트폰 보는 시간 줄이기 등 생활방식의 변화 역시 녹내장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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